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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시간 01:51 [뉴스피처] 선글라스 다리에 손만 쓱…몰래 찍어도 아무도 몰랐다

[뉴스피처] 선글라스 다리에 손만 쓱…몰래 찍어도 아무도 몰랐다

송고시간2021-09-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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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페이스북이 '레이밴 스토리스'라는 이름의 스마트 글라스를 출시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선글라스 레이밴 제조사 룩소티카와 손잡고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를 발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저가 299달러(약 35만 원)인 스토리스는 500만 화소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등 기본 사양에 음성명령을 통해 핸즈프리 조작도 가능한데요.

안경다리 버튼 하나만 누르면 사진·영상 촬영은 물론 사진 500여 장, 30초짜리 영상 35개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스마트 글라스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구축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고 소개했죠.

저커버그는 이보다 앞서 지난 7월 메타버스(가상세계)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메타버스를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주요 기술기업이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지금까지 소비자를 사로잡지는 못했는데요.

특히 2012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선보인 구글은 이듬해 시판에 나섰지만 1천500 달러(약 176만 원)에 이르는 가격과 투박한 디자인, 사용상 불편함 등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는 바람에 18개월 만에 일반판매를 접어야 했죠.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 모기업 스냅이 AR 렌즈가 필터 역할을 하는 '스펙터클스'를 내놓는 등 스마트 글라스 상용화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표 스마트 글라스에 세간이 떠들썩한 이유는 외관상 일반 선글라스와 구별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웨이페어러' 등 레이밴 대표 모델과 스타일이 같은데다 프레임이 몇 밀리미터 더 굵고, 무게가 5g 정도 더 나간다는 것 이외에 차이점은 사실상 없다고 가디언은 설명했죠.

요즘 스마트 글라스에 보편화된 AR 기능이 아예 빠져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인데요.

페이스북 관계자는 "아직 기술력이 충분치 않은 AR 대신 현재 구현 가능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형태와 기능을 접목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진짜 선글라스 같다는 점 때문에 불법 촬영, 스토킹을 비롯한 각종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안경형 몰카'도 검은 뿔테에 카메라 렌즈가 숨겨진 구조인데요.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Wired)는 "스토리스는 위험할 만큼 사용이 간편하다"며 "각종 센서와 칩, 배터리 등을 내장하느라 테가 눈에 띄게 커졌던 기존과 비교하면 쓰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릴 정도"라고 분석했죠.

취재진이 직접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녹화해 본 결과 당사자는 해당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일화도 전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안나 스턴 기자 역시 일주일간 이 제품을 걸치고 찍었을 때 이를 말해주기 전까진 알아챈 사람이 없었다며 같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스턴 기자는 상대방이 카메라 달린 스마트 글라스라는 사실조차 알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를 '스파이 장비'에 비유했는데요.

'페이스북 뷰' 앱과 연동, 바로 자신의 SNS에 올릴 수 있는지라 허락받지 않은 촬영물이 공유될 위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촬영 시 전면 LED 불빛이 켜져 남들이 인지할 수 있게 하는 등 사생활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는데요.

또 공중화장실 같은 장소에선 전원을 끄고 민감한 정보를 담는 행위에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서도 만들었다고 덧붙였죠.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사생활 침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데요.

일상의 패션 액세서리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구글 글라스 등 전작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는 페이스북의 야심작.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 때문에 부작용 가능성이 점쳐져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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