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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시간 02:17 [이슈 컷] 입양해 잘 키울 자신 있다는데…부부 아니라도 괜찮을까

[이슈 컷] 입양해 잘 키울 자신 있다는데…부부 아니라도 괜찮을까

송고시간2021-09-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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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 2008년 이혼한 친누나의 두 자녀를 자신의 슬하에 입양해 아빠가 된 방송인 홍석천 씨.

홍 씨 같은 독신도 가슴으로 아이를 낳는 길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법은 결혼한 부부에게만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지라 그때 홍 씨는 일반양자 입양을 해야 했는데요.

친양자 입양아는 친부모와의 인연을 끊고 새아빠 성을 따르지만 일반 입양아는 친아빠 성을 그대로 쓰는 등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는 데 걸림돌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지난달 정부는 '혼인 3년 이상 부부가 공동 입양해야 한다'는 민법 조항을 삭제, 독신자 단독으로 친양자를 들일 수 있도록 바꾸기로 했습니다.

입양 시 새엄마·새아빠 모두 있더라도 이혼·사별로 인해 한부모가 될 수 있고 현 제도가 한부모 가정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편견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개정 사유로 꼽혔는데요.

법무부는 "혼자라도 기혼 가정 못지않게 키울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췄다면 입양 허가 단계에서 가정법원이 재량껏 고려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죠.

2013년 오갈 데 없는 지인 자녀를 친양자 삼으려다 좌절된 60대 미혼 여의사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가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에서도 위헌 의견이 우세했지만 위헌정족수에 못 미쳐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제도 개선 필요성만 논의됐을 뿐 아직 구체적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는데요.

작년 국내외 입양아가 역대 최소 규모에 그치는 등 입양이 감소세인 상황에서 관련 단체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기혼 여부보다 양육자로서의 역량을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비혼모 출산'을 선택한 사유리 씨처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중받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영순 경기한부모회 대표는 "배우자가 있어야 완전한 환경이라는 것은 구시대적, 가부장적 발상이며 젊은 세대는 결혼, 출산에 대한 사고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환영했습니다.

김지영 전국입양가족연대 사무국장은 "입양을 생각하는 이들 중 독신자가 제법 되고 잘 키우는 사례도 있는 만큼 법으로 가로막혔던 문제가 풀리면 입양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반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양부·양모 권리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입양아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접근이란 것입니다.

지금도 양부모 검증이 미흡해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나는데 독신자에게 친양자 입양까지 허락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제기되는데요.

부부와 비교해 실직과 같은 경제적 위기에 취약하기 쉽고 결혼으로 인해 일신상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데다 가정폭력 등에 노출돼도 막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최성경 단국대 법학과 교수는 "친부모와의 관계를 단절시켜도 평범한 집에서 태어난 아동처럼 자랄 수 있도록 혼인 3년 요건을 세운 것"이라며 신중한 검토를 주장했죠.

개정안이 통과돼 독신자가 친인척 등의 아들·딸을 친양자로 맞을 경우 민법이 적용되는데 이는 요보호아동이 대상인 입양특례법에 비해 심사가 덜 까다롭고 사전교육·사후 관리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2016년 양부모 학대로 숨진 6살배기는 양부에게 폭행 등 10여 개 전과가 있었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친부모로부터 데려오는 데 문제가 없었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17년∼2020년 11월 입양특례법상 입양의 파양은 1건인데 비해 민법상 입양의 경우 2천980건에 달했죠.

전문가들은 이원화된 법을 정비하는 등 현 입양 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먼저라고 입을 모읍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인이 사건 이후 가정 방문이 1년에 4번에서 6번으로 확대되는 등 입양특례법상 입양 사후 관리는 강화 추세지만 민법은 여전히 느슨하다"고 꼬집었는데요.

안문희 한국법학원 연구위원은 "양부모 후보자 범죄 이력 조회를 선택사항으로 둔 민법을 강제성을 띠도록 고쳐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친양자 입양을 원하는 독신자에게 기혼자는 물론 일반 입양보다 엄격한 조건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독신자도 친양자 입양이 가능하지만 결혼생활이 2년간 지속된 커플은 나이에 따른 제한이 없는 반면 싱글은 28세가 넘어야만 자격을 주는 프랑스가 대표적인데요.

양부모가 부부든 아니든 입양아와의 나이 차가 15년 이상 나도록 못 박고 법원 판단을 받기 전 적어도 반년간 함께 살며 적응하는지 지켜보도록 의무화했죠.

김지영 사무국장은 "독신자 입양은 입양특례법에 준해 심사하도록 세부 조항이 신설돼야 한다"고 제안했고 안문희 연구위원은 "사전위탁보호제를 법제화해 6개월 동안 잘 지내는지 보고 승인해도 늦지 않다"고 당부했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부모가 될 준비를 마쳤는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혼자 키우면 스트레스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변에 조력자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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