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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누리호 개발 이끈 고정환 항우연 본부장 "요즘 잠도 못잡니다"
송고시간2022-06-15 07:00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16일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에는 37만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갑니다.
이 부품들은 대부분 국내 기술로 제작된 것인데요. 지난해 1차 발사 때 '미완의 성공'에 그쳤던 누리호가 다시 우주로 날아오릅니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 있는 누리호는 당초 이달 14일 발사대로 이동해 15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강풍 등으로 기상 조건이 악화해 발사 일정이 하루 늦춰졌습니다.
2015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누리호 개발을 이끌어온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최근 발사를 앞두고 긴장되는 마음에 잠까지 설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고 본부장은 누리호 2차 발사에 이어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전에 있는 항우연을 찾아 고 본부장을 만나봤습니다.
-- 발사가 임박했는데 소회는, 특별한 꿈을 꿨는지.
▲ 우리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뭔가 빠뜨린 게 없는지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잠은 잘 못 자는 편이라 꿈을 꾼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늘 조금 잠들다가 깨고 그래서요.
-- 엔진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에 이르기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고 하는데 부품 하나하나까지 외국 제품은 하나도 없는지.
▲ 누리호를 '100% 국산'이라고 하면 맞지는 않고요. 대부분이 국산화가 되어 있고 다만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만 하는 조그마한 (외국산) 부품이나 재료는 있습니다. 설계, 제작, 시험, 보완 등은 다 우리 손으로 된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가 있겠고요. 기본적으로 (국제) 미사일 통제 지침상 수입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고요. 그런 것들은 국산화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런 것들은 다 대부분 국산화가 됐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로켓 기술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 우선은 기술적인 난이도(난도)가 있겠는데요. 이것이 만만한 기술이면 벌써 전 세계 수십 개 국가가 너도나도 다 만들어서 쏘고 있을 거고요. 그게 아닌 것을 보면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알 겁니다. 우리는 평화적인 인공위성 발사 용도로 쓰지만 유사한 기술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상당히 (로켓 기술 개발을) 제약하고 있습니다.
-- 누리호 같은 발사체와 미사일의 차이점은.
▲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제일 상부에 싣는 것이 우주 궤도에 들어갈 위성이냐, 무기냐에 따라 발사체와 미사일이 다릅니다. 군사적으로 쓰는 미사일은 대부분 군사적인 목적에 의해 발사 준비 시간을 짧게 하거나 다른 추진제를 쓰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는 장거리를 굉장히 큰 에너지를 갖고 비행하는 부분은 (로켓이나 미사일이나)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누리호 개발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 산화제나 연료가 실리는 탱크를 만드는 기술이 국내에 없었고 수입도 안 되어서 그런 기술들을 확보하는 과정이 굉장히 쉽지 않았습니다.
-- '미완의 성공'에 그쳤던 지난해 1차 발사 이후 어떤 보완을 했는지.
▲ 3단 (산화제 탱크) 부분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가 있던 부품의 설계를 변경하고 다시 제작해서 산화제에 극저온 환경을 모사하기 위해 (부품 등을) 액체질소에 넣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시험까지 진행했습니다.
-- 누리호 개발 이전에는 외국에서 발사체를 빌려서 썼는데.
▲ 지금은 나로우주센터의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통해 (발사체 등이) 구축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설비가 없었고 시험을 할 수가 없어서 해외에서 시험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자기네 것(발사)이 급하니까 '이제 당신네 한국 것을 시험해 줄 수 없다'라고 나오는 곳도 있었고 '돈을 더 달라'는 식으로 해서 어느 정도까지만 개발 시험을 진행하고 그 이상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에 그런 것들이 다 구축이 됐고요.
-- 누리호 발사 이후 계획은.
▲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5월부터 착수됐습니다. 발사체라는 것이 한두 번 발사해서 완전히 다 개발이 끝났고, 믿을만하다고 얘기를 할 수가 없거든요. 계속 발사하면서 문제점이 있으며 또 보완해 나가야 하고 문제점이 있는지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고도화 사업에서 4차례 더 누리호 발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예비타당성 심사가 통과되면 누리호보다 두 배 이상의 성능을 가진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착수할 예정입니다.
-- 본인에게 누리호란 어떤 의미인지.
▲ 누리호 개발이 13년째 진행되고 있고 예산도 큰데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도의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이 몇 번 없을 거예요. 우리나라가 우주 개발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갖게 되지 않을까 (싶고요). 저에게 누리호란 꼭 이루어내야 할 프로젝트입니다. 꼭 성공시키고 싶고요. 꼭 성공한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성: 오예진 | 연출·편집 : 전석우 | 촬영 : 이태주>
<영상: 연합뉴스TV·한국항공우주연구원·조선중앙TV·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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